지미는 대만의 ‘상페’로 불리는 그림책 전문 작가이다. 1999년 <왼쪽으로 오른쪽으로>라는 도시의 사랑이야기를 출간하며 혜성처럼 등장했다. 많은 사람들이 지미의 감각적인 손길에 빠졌고, 그의 수공예적인 그림에 환호했다. 그러나 지미가 처음부터 대중의 인기를 얻은 것은 아니다. 1996년 봄 그는 갑자기 혼수상태에 빠졌고, 혈액암 판정을 받았던 것. 그는 병마의 고통 속에서 자신만의 감수성을 발견했고, 그것을 그림으로 펼쳐내 대성공을 거둔다.
지미의 그림에서 어떤 이들은 아름다움을, 어떤 이들은 슬픔을 본다. 새로운 그림 형식에 감탄하기도 하고, 그림에서 보여지는 영혼의 슬픔에 동감하는 사람도 있다. 혹은 유년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기도 한다. 그는 우리가 작고 하찮다고 생각해 쉽게 지나치는 것들을 마음의 우물에서 길어내 작은 목소리로 소곤소곤 들려준다. 지미는 삶에 대한 따뜻한 눈길과 독특한 상상력으로 가득 찬 마법 상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