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월 소낙비 청개구리가 울음주머니에서 청매실을 왁다글왁다글쏟아낸다청개구리 울음주머니에서 닥다글닥다글 굴러 나오는청매실,소낙비가 왁다글왁다글 닥다글닥다글 왁다글닥다글 자루에담아 간다 박성우(시인) 2000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2006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동시가 연거푸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따뜻하고 섬세한 문장으로 동심을 담아낸 어린이 책 《아홉 살 ...
모종비옹알이 하고 싶어 흙이불 들춘 아기젖 물린 요람에서 초록 웃음 짓고 있다귓가엔 실로폰 소리 춤을 추는 밭이랑서배겸 (울산시 남구) 봄비그 무슨 당부의 말 저리도 많고 많아쉼 없이 주룩주룩 장문의 편질 쓸까생전에 못다 한 그 말 눈물 찍어 가면서서희정 (광주시 북구) 뽑는 말미상유(未嘗有)의 역병에 지친 봄을 건너면서 ‘샘터시조’에는 외려 새물이 넘쳤다. 그 가...
산골짝 오월 발뙈기가빨강 분홍 목단꽃 이불을 덮고 있다가만 들여다볼수록어쩐지 촌스럽기 짝이 없어아슴아슴 예쁜 목단꽃, 벙글벙글하다엄니 아부지도 촌스럽게저 목단꽃 이불 뒤집어쓰고발가락에 힘을 줘가며 끙끙 피어났겠지큰누나 큰성도 함박, 누이들도 나도 막내도 함박시큼시큼 피워냈을 생각하면목단꽃을 한낱 촌스럽기 짝이 없는 꽃이라함부로 말하면 안되겠구나 생각하다가목단꽃은 어째 더 촌...
나이 들어간다는 것은중심에서 점점 멀어진다는 것 먼 기억을 중심에 두고둥글둥글 살아간다는 것 무심히 젖는 일에 익숙해진다는 것 박성우(시인) 2000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2006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동시가 연거푸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따뜻하고 섬세한 문장으로 동심을 담아낸 어린이 책 《아홉 살 마음 사전》 등을 펴냈으며 현재 고향 전북 정읍에 머...
봄나들이 살구꽃 그늘 아래 노인과 개 한 마리앙상한 뼈와 뼈가 곁을 주고 앉아서시늉만 봄나들이지 서로를 쬐고 있네이영식 (서울시 도봉구) 문예 교실본향으로 가는 길이 이제야 보였는데올랑이는 강물이 뜻밖에 참 깊었다별바다 올려다보며 생존수영 익히는 밤강하완 (서울시 강남구) 뽑는 말4월, 파종기다. 뿌리지 않으면 거둘 수 없다. 시의 씨앗은 생각이다. 새로운 생각이 새...
강물에 난 주름을 바람이자세히 읽는 걸 바라보다가당신의 어깨에 기대어잠들었던가 새하얀 새 한 마리바람에 새겨진투명한 주름을 따라강물을 거슬러 올라갔던가산의 주름인 능선그 너머로 날아갔던가 그날 하루가우리 가슴에주름으로 새겨졌듯이 잠 깨고 나면우리의 생도한 줄 주름으로 남을 것인가 누구의 가슴에아름다운 주름을 남기려고이렇게 긴 꿈을 꾸고 있는 것인가 권정우 2005년 ‘시를...
메주각시벼랑 끝 시렁에서 목숨을 저당 잡혀느꺼운 설움덩이 가슴으로 삭이다가옥죄는 무게를 품고 휘어지는 한 생애박민 (경북 포항시) 환승역에서가을 발 겨울 행, 열차는 늘 급행이다은행잎 젖은 차표엔 지상에 없는 지명막차를 기다리다가 눈비 맞듯 오는 애년조현미 (경기도 의정부시) 뽑는 말시는 새로움의 발견이다. 그것을 언어로 받아내는 데서 표현미학이 생겨난다. ‘환승역에...
포도신열 오른 여름에도 뙤약볕 이어 붙여어느새 가지마다 붉은 달빛 들어찬다다디단 아픔 매달며 출산일을 앞둔 아내윤경자 (대전시 대덕구) 내게때늦은 낭만인가 뒤져 찾은 새 엽서밤 새워 짜보지만 잘 살라는 한 글귀뿐받는 이 보내는 이 모두 왠지 낯선 내 이름강하나 (경기도 수원시) 뽑는 말타성의 껍질을 벗고, 상투성의 틀을 부서뜨릴 일이다. 절제와 균형, 긴장과 탄력이 정형...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가난한 내가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오늘 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나타샤를 사랑은 하고눈은 푹푹 날리고나는 혼자 쓸쓸히 앉어 소주를 마신다소주를 마시며 생각한다나타샤와 나는눈이 푹푹 쌓이는 밤 흰 당나귀 타고산골로 가자 출출이 우는 깊은 산골로 가 마가리에 살자눈은 푹푹 나리고나는 나타샤를 생각하고나타샤가 아니 올 리 없다언제 벌써 내 속에 고조곤히 와...
내내 마른 목젖으로 신기루를 걸어닿고 싶은 데 어디일까 저 낙타는보지 못한 초원을 그리워하는 법이 아니라고제 마음에 미리 말해 두었는지빈 하늘 첩첩 껴안고 넘는 모래 언덕그 몸 안에 침묵의 사원을 지었다사원의 뒤뜰에서 발효되고 있는 이름어떤 바람으로 피어나려는 걸까멀리 사람들이 서성인다 평생을 걸어도마지막 무릎을 꿇을 곳, 결국사막 한가운데임을 되뇌는 걸까자유란 모랫길만큼 ...
비밀번호를 입력해 주세요.
글 작성시 설정한 비밀번호를 입력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