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처럼 파도는 끊임없이 흔들리지만늘 같은 곳으로 다가온다때로는 잠잠하게때로는 거세게우리도 끊임없이 흔들리겠지만늘 서로에게로 부서지자때로는 거세게때로는 잠잠하게그 어떤 높이로든서로를 향해 박지용(시인) 독립 문학서적을 발간하는 도서출판 ‘밥’의 대표이자 2017년에 첫 시집 《천장에 야광별을 하나씩 붙였다》를 출판한 시인입니다. 서울 마포에서 시 읽기 모임 ‘커피하우스’...
하현(下弦) 속울음 서걱대는 스무 이레 시름 너머바람도 잘 날 없는 생가지 품어 안고여위는 쪽배 하나가 칠흑 바다 건넌다 김숙 (경북 포항시) 징 툇마루 한구석에 눌러앉은 중늙은이꾹 참은 우레울음 쇳물처럼 고여 있다금가고 깨져도 좋으니 누가 한 방 먹여다오 이영식 (서울시 도봉구) 뽑는 말 시조는 우리의 생각과 정서를 담는 그릇이다. 그릇의 용량은 쓰는 이에 따라 다...
메어오는 것 움직일 틈 없는 출근길 지하철 안가방 속에서 부스럭 부스럭찹쌀떡 하나를 꺼내든 아주머니사람들이 찌푸리자고개를 좀 더 돌려 찹쌀떡을 먹는다세 정거장이 지나고빈 봉지를 다시 가방에 넣는 아주머니문이 열리자 다 삼키지도 못한 채어디론가 급하게 달려간다함께 찌푸려졌던 내 미간은잘 소화되지 못할 찹쌀떡 속의 팥처럼 뭉그러진다나는 그만 목이 메고 만다우리는 어느 역을 향...
폐가 비탈길 언덕 위에 누워 있는 집 한 채아궁이 잿더미엔 타다 만 장작개비아이들 그 웃음소린 다 어디로 갔을까 나대영 (광주시 북구) 하루를 동여매다 디디면 디딜수록 고개 젓는 신발끈하청에 하청으로 밑창이 닳아버려궁핍도 느슨해지는 해질녘을 동여맨다 서헌 (창원시 마산회원구) 뽑는 말 시조는 정형시다. 주어진 형식이 있다. 그냥 석 줄로 적당히 끊어 쓴다고 시조가 되...
숯 후 하는 소리에붉어지는 얼굴스치는 바람에타오르는 온기조금씩 사그라들 수는 있지만그러나 오래도록모든 게 사라질 때까지는수줍게그리고 온 몸을 다해따뜻하기 박지용(시인) 독립 문학서적을 발간하는 도서출판 ‘밥’의 대표이자 2017년에 첫 시집 《천장에 야광별을 하나씩 붙였다》를 출판한 시인입니다. 서울 마포에서 시 읽기 모임 ‘커피하우스’와 시쓰기 모임 ‘문학인 크-럽’을...
까치밥 가을에 꽁꽁 묶여 잎까지 다 털리고주홍빛 연모마저 사치스런 삶이던가마침내 허공 속에다 등불 하나 달아둔다이수진 (서울시 서대문구) 화분에 괭이밥꽃 비좁은 셋방살이 나직이 비켜 앉아꿈 실은 고샅길로 한없이 달려간다계절도 잊어버린 채 바라보는 그 미소 임영희 (광주시 북구) 뽑는 말 타성은 늪과 같다. 피하지 못하면 빠지고 만다. 자기갱신의 노력 없이 어찌 새로운...
한 마리 곰이 되어 한 마리 곰이 되어 겨울잠에 들고 싶어 으음 나흘만 더 잘게요, 잠꼬대도 해대면서 코를 드르렁드르렁 지치도록 자고 싶어 음냐 음냐, 달콤한 꿈을 꾸는 동안 함박눈은 펑펑 내려 동굴 입구까지 쌓이겠지 정말이지 한 마리 곰이 되어 겨울잠에 들고 싶어 알람시계 따위는 동굴에 가져가지 않을 거야 아침 잔소리도 절대 들어오지 못하게 할 거야 알람 소리도 잔소리도...
가벼운 방 할머니의 헌 수레가 고개를 넘어간다 힘겨운 들숨 날숨 조각구름 물고 간다 저 높은 달동네에는 가벼운 방이 있다 양정묵 (서울시 송파구) 홍시 내게도 붉은 홍시 품고 산 세월 있네 대문 앞 감나무에 걸렸던 추억 떼니 훅하니 터져버렸네 건들지나 말 것을 임춘금 (경기도 군포시) 뽑는 말 시를 정신과 표현으로 얘기할 수도 있다. 정신이 안쪽이면 표현은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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