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하 일상에서 마주치는 이미지와 생각을 모아 그림을 그립니다. 담백하고 아름다운 그림을 그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쓰고 그린 책으로 《밥·춤》 《부드러운 거리》 《요리요리 ㄱㄴㄷ》 이 있으며, 그림책 《나는 빵점!》 《바다로 출근하는 여왕님》 동화 《똥덩어리 삼총사》 《비밀 결사대, 마을을 지켜라》 등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어릴 때 우리집 부엌에도 낡은 찬장이 있었다. 냉장고가 없던 시대라 장은 매일 봐야 했고, 찬장에 보관할 수 있는 음식도 많지 않았다. 그러나 밥솥에서 긁어낸 누룽지는 겨울이고 여름이고 늘 찬장 맨 위칸에 보관되어 있었다. 그래서 형 누나가 학교 간 사이에 양동이를 밟고 올라가 위칸에서 꺼내 먹던 누룽지가 나의 유일한 간식이었다. 글·사진 박기호(사진작가) 길음동...
철거된 자리에 집의 잔해가 어지러이 쌓여 있었다. 그걸 보면서 아쉽고 아픈 마음으로 발길을 돌렸다. 그런데 한 해가 지나고 초가을에 다시 찾아갔더니 뜻밖의 광경이 펼쳐져 있었다. 그 잔해 속에 나팔꽃이 피어 있었다. 마치 내 언짢았던 속마음을 치유해주고 싶다는 듯. 글·사진 박기호(사진작가) 돈의문 Donuimun, 2013 ⓒ박기호
우리 집 안방에는 다락방이 있었다. 어릴 적에 그곳은 나와 형의 전쟁터이자 놀이터였다. 큰 보자기를 뒤집어쓰고 슈퍼맨처럼 뛰어내려서 구들장을 가라앉혔고, 왕겨가 가득 찬 사과나무 상자를 뒤져서 형들이 발견 못한 마지막 사과 하나를 찾아냈던 곳이 바로 그 다락방이었다. 글·사진 박기호(사진작가)돈의문 Donuimun, 2013 ⓒ박기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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