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화정 따뜻하고 편안한 그림을 오랫동안 그리고 싶은 일러스트레이터입니다. 그동안 《혼자 있기 싫은 날》 《쉬운 일은 아니지만》 등의 책을 냈으며 늘 가지고 다니는 메모장에 순간의 생각과 마음을 수집하며 그림과 글을 짓고 있습니다.
빈집에 들어갈 땐 항상 조심스럽다. 유리 조각이나 위험한 물건들이 여기저기 널려 있어 다리에 상처가 나는 일이 잦기 때문이다. 그러나 제일 두려운 건 가끔가다 임시 거처하고 있는 노숙자와 마주치는 일이다. 냄새를 잘 못 맡으니 노숙자에게서 나는 악취도 모른 채 그냥 들어갔다가 서로 당황했던 일이 한두 번이 아니다. 나도 놀랐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 사람은 나보다 더 놀랐...
홍화정 따뜻하고 편안한 그림을 오랫동안 그리고 싶은 일러스트레이터. 《혼자 있기 싫은 날》 《쉬운 일은 아니지만》 등의 책을 냈으며 늘 가지고 다니는 메모장에 순간의 생각과 마음을 수집하며 그림과 글을 짓고 있습니다.
“넌 청계천에서 주워 왔어”라고 형들은 단호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한자로 된 서류를 보여주며 ‘청계천 고아증명서’라는 걸 읽어주곤 했다. 그런데 정말 내가 주워 온 아이가 아닐까 하는 의심을 갖게 하는 것은 다른데 있었다. 형들과 누나가 그림대회에서 받은 상장을 들고 화가 아버지와 함께 찍은, 벽에 걸려있던 사진이었다. 형제들 중 나만 그림을 못 그렸기 때문이다. 글·사...
다섯 살 때 일이다. 아버지가 성냥으로 담뱃불을 붙일 때마다 마술을 보는 것 같았다. 순식간에 불꽃이 튀는 것도, 코로 스며드는 유황 냄새도 신기하기만 했다. 혼자 집에 있을 때마다 아버지 흉내를 내봤지만 성냥을 켜는 게 쉽지 않았다. 마침내 다섯 번째 시도에 불꽃이 피었다. 나는 신기해서 가만히 넋을 읽고 쳐다보기만 했다. 그러다 손가락이 뜨거워져서 성냥 개비를 던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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