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샘터》는 특집 코너를 통해 당대 시대상을 반영한 화두를 던져왔다. 매달 하나의 주제 아래 기고된 필진들의 칼럼에는 우리가 되새겨야 할 삶의 가치들이 샘터만의 시각으로 조명돼 있다. 그 시선을 따라가보면 일상을 이루는 평범한 단어들이 새로운 의미로 가슴속에 새겨진다. 경험 끊임없이 변화할 내 자신을 담아낼 흰 도화지와 마주하는 일김민숙(대학생) 2021년 8월호-고비...
2018년 5월、 수도서원 50주년 기념으로 동기 수녀 열 명과 함께 제주도에 다녀왔다。 그때 다리가 많이 아파 처음으로 공항에서 휠체어 서비스를 받으며 조금은 부끄럽던 기억이 있다。 이번에 7년 만에 다시 제주도에 가게 되었다。 주변의 권유도 있고 해서 그때와 마찬가지로 ‘교통약자’로 분류되어 휠체어를 탔는데 예전과 달리 전혀 부끄럽게 느껴지지 않았다。 오랜만에 만난 제주...
노년은 이루어야 할 것보다는 이룬 것을 되짚어보는 시기이다. 하지만 여든이 넘은 나태주 시인에게는 예외다. 그는 여전히 꿈을 꾸고, 그 꿈에 다다르기 위해 오늘도 부지런히 시를 써 내려간다. 시인 나태주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너도 그렇다.’ 짧은 세 문장의 시(詩)는 사람들의 마음에 깊은 울림을 주었다. 그 안에 담긴 작은 존재에 대한 따뜻한 시선...
〈세계의 주인〉의 주인에게 주인아 안녕? 내 이름은 희연이야. 너에게만큼은 내 이름을 밝히며 대화의 물꼬를 트고 싶었어. 네가 그곳에서 주인으로 존재하듯, 나도 이곳에서 내 이름으로 존재한다는 사실을 전하고 싶어서. 너를 만나고 우리에게 이름이 존재하는 이유를 생각해보게 됐거든. 언젠가 호우라는 시에서 ‘이름이라니, 우리는 정말 멀리 와버린 것이다’라는 문장을 쓴 적이 있어. 시의 내용은 이러해. 어느 날 갑자기 방 안으로 새 한 마리가 날아든 거야. 처음엔 창문을 열어 날려 보냈는데, 몇 번을 날려 보내도 기어이 되돌아오는 새를 보면서 어느 순간 결심을 하게 돼. 아, 이건 불가피하고 불가분한 일이구나. 저 새를 내 삶의 일부로 받아들여야 하는구나. 그리고 ...
우리 집엔 크리스마스트리가 없었다. 나는 산타의 부재를 진작에 알아버린 어린아이였다. 하지만 증조할머니 덕분에 내게도 믿어야 할 일들이 생겼다. 일고여덟 살 때쯤, 할머니는 진지한 얼굴로 내게 경고했다. “너 수박씨 먹으면 뱃속에 수박 자란다.” 공포감에 휩싸인 내 작은 입술 사이로 씨들이 튀어나왔다. 그 밖에도 나는 할머니가 하는 모든 말을 철석같이 믿었다. 롯데리아 ...
새벽 세 시, 때아닌 휴대폰 진동 소리에 잠에서 깼다. 친구 정일품이었다. “애인이랑…. 헤어졌어….” 알아 듣기 힘들 만큼 흐느끼는 목소리는 이내 상처 입은 짐승의 울부짖음으로 변했다. 이렇게 날것 그대로의 감정을 쏟아내는 정일품은 처음 봤다. 너무 놀라 어떤 위로의 말도 건네지 못한 채 친구의 처절한 통곡 소리를 망연히 듣고만 있었다. 1,000일 만에 다가온 이별이...
운동을 하기 위해 가는 장소는 뻔하다. 헬스장, 지역 체육시설, 각종 센터 정도다. 하지만 요즘엔 운동하러 카페에 가는 경우가 많다. 커피와 디저트를 파는 것뿐만 아니라 운동 모임을 여는 카페가 꾸준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체육을 사랑하는 대표적인 카페 중 한 곳은 서울 종로구 부암동에 위치한 ‘뤼도 발루즈’다. 이곳은 감성적인 인테리어와 맛있는 샌드위치가 돋보이는 브런치 ...
나는 그때 아직 대학에 재학 중이었지만 그곳 강릉의 임영재건학교에 교사로 나가고 있었다. 낮에는 배우고 밤에는 가르치는 그런 생활이었다. 학생들은 라디오 수리공, 연탄 배달부, 배추장사, 은행의 급사, 불구자 등 각양각색이었고, 나보다 나이가 많은 학생들도 여럿이었다. 나는 열심히 그들을 가르쳤다. 그해 크리스마스 이브였다. 학생들이 초대를 해주었다. 친구들과의 약속을 취...
굿윌희망합창단후원·문의 031-229-9191(수원굿윌스토어) 세계공용어인 영어보다 더 많은 이들과 교감할 수 있는 수단이 있다. 바로 음악이다. 아름다운 선율은 심금을 울리고 이로 인한 감동은 언어나 문화의 장벽을 넘어 우리를 하나로 이어준다. 깊어가는 가을 저녁, 수원SK아트리움에서 열린 ‘굿윌희망합창단’의 정기연주회는 음악의 힘을 여실히 느낄 수 있는 자리였다. 40...
미얀마 만달레이 컴퓨터 대학 학생들과 함께. 독일의 문학 작가 한스 카로사(Hans Carossa)는 ‘인생은 너와 나의 만남’이라는 격언을 남겼다. 이 말처럼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이들을 만나 기쁨과 슬픔을 나누고 도움을 받는다. 만남으로 시작되어 만남으로 끝나는 일생. 나는 그중에서도 코이카와의 만남을 빼놓을 수 없다. 기자와 편성 책임자로 오랫동안 방송국에서 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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