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리궁리
행복일기
샘터시조
 

 

Home > 월간샘터 > 이달의샘터
내일을 여는 사람
‘2030 뷰티아이콘’의 아름다운 나날 _방송인 전효성 2020년 5월호
 
‘2030 뷰티아이콘’의 아름다운 나날 _방송인 전효성

 

TV에서 걸그룹 ‘시크릿’ 무대를 통해서만 보던 그녀와 마주하고는 가장 먼저 이 생각이 들었다. ‘전효성이 이렇게 예뻤었나?’ 어느덧 30대에 접어든 그녀에게서 성숙미가 물씬 풍기는 데는 사뭇 달라진 옷차림이나 화장법보다 더 중요한 비결이 있다.


‘당신의 20대 얼굴은 자연이 준 것이지만 50대 얼굴은 스스로 가치를 만들어야 한다.’


외적인 아름다움의 참의미를 일깨워주었던 프랑스 패션디자이너 코코 샤넬과 최근 탁월한 스타일링 감각과 미모를 겸비한 뷰티아이콘으로 떠오른 전효성(32)이 만나 대화를 나눈다면 아마 첫마디부터 깊은 공감대가 형성됐을 것이다. 전효성에게 50대는 아직 먼 미래지만 그 사람이 지닌 삶의 태도는 얼굴에 그대로 묻어난다는 말에 그녀도 크게 공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0년대 국내 가요계를 휩쓸며 섹시함과 귀여움을 모두 갖춘 걸그룹으로 사랑 받았던 ‘시크릿’ 활동에 주목하지 않았던 사람들은 요즘에야 전효성의 매력에 눈을 떴을지도 모르겠다. tvN 드라마 <메모리스트>에서 열연중인 배우, 안정적인 진행 솜씨로 뷰티예능프로 <배틀 코덕쇼>를 이끄는 MC, 청아한 음색으로 R&B곡 을 히트 시킨 가수 등 만능엔터테이너로 활약하며 그녀는 요즘 사랑스럽고 친근한 이미지로 대중에게 한 발 더 가까이 다가서는 중이다.


“자신의 일을 즐기는 모습이 가장 멋있어 보인다는 말을 최근에 실감하고 있어요. 시크릿으로 활동할 때 훨씬 치열하게 일했지만 지금만큼 제 외모에 만족하지 않았거든요. 그때 메이크업과 의상이 훨씬 화려했는데도 수수한 스타일의 지금이 훨씬 더 예뻐 보여요.”


다방면에서 재능을 펼치고 있는 만큼 그녀는 다양한 스타일을 맵시 있게 소화하는 셀럽으로 주목받고 있다. 158cm의 아담한 키에 귀염성 있는 얼굴의 그녀가 2, 30대 여성들 사이에서 워너비 스타로 떠오르며 ‘2030 뷰티아이콘’이 된 비결은 무엇일까. 조각 같은 몸매나 인형처럼 또렷한 이목구비는 아니어도 특유의 발랄하고 선한 인상이 어떤 패션 과 메이크업이든 자연스러워 보이게 만든 덕분이다. ‘패완얼’이라는 신조어가 유행할 정도로 예쁜 얼굴이 완벽한 스타일링의 기준으로 여겨지는 요즘, 전효성은 예쁜 얼굴의 뜻을 ‘호감 가는 인상’으로 새롭게 정의 내리고 있는 대표주자라 할 수 있다.

 

 



치열한 워커홀릭으로 보낸 걸그룹 시절


전효성이 시크릿의 리더로 왕성히 활동했던 시절에도 팬들은 이미 알고 있었다. 짙은 메이크업에 가려져 있던 부드러운 미소와 서글서글한 눈매가 주는 그녀만의 온화한 분위기를 말이다. 날카로운 아이라인과 두꺼운 색조화장을 벗고 나자 대중은 전효성 본연의 얼굴이 갖고 있는 매력을 느낄 기회가 많아졌다. 하지만 단순히 화장법의 차이가 인상을 바꾼 것이 아님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그녀다. “20대 때는 어떤 음악을 하고 싶은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생각해볼 겨를 없이 앞만 보고 달렸어요. 그래서인지 제 얼굴도 늘 상기돼 있는 것 같았죠. 그 땐 더 많은 인기를 얻는 것만이 행복해지는 길이라 믿었어요.”


시크릿으로 보낸 8년은 팬들의 뜨거운 사랑 속에서 행복했던 시간인 동시에 아이돌 가수들의 냉혹한 경쟁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지독한 워커홀릭으로 지낸 시절이기도 했다. 조금만 시간 여유가 생겨도 자신만 뒤처지고 있다는 불안감에 끊임없이 스스로를 채찍질했다. 달력에서 스케줄 없는 날이 하루만 보여도 소속사에 전화해 빨리 스케줄을 잡아 달라 안달하고, 모처럼 쉬는 날조차 종일 노래와 안무 연습에 매진할 만큼 쫓기며 살았다. 부단한 노력 덕에 대다수의 타이틀곡이 음원차트 1위를 기록하며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그녀는 자신이 빛나 보이지 않을 때가 많았다고 털어놓는다. “<유후>로 활동할 때 제 얼굴이 유난히 맘에 안 들었어요. 제가 찍힌 사진을 보면 웃고 있는데도 어색하고 안 예쁜 거예요. 지금 생각해보면 시기심 때문이었던 것 같아요. 그땐 저보다 더 인기 많은 가수를 보면 ‘왜 나보다 더 사랑받지?’ 하고 질투가 났어요. 참 어리석은 생각이었죠. 그런 마음이 얼굴에 드러났던 것 같아요.”


더 큰 사랑을 받고 싶은 열망은 그녀로 하여금 내키지 않는 일도 감내하게 만들었다. 동안 외모와 글래머러스한 몸매가 트레이드마크였지만 섹시한 이미지만 강조되는 게 마냥 좋지는 않았다. 자신에게는 다양한 모습이 있는데 이미 사랑받은 콘셉트를 다시 반복하면서 대중이 원하는 모습만 따라가는 것 같아 불편했다.


다른 사람이 결론지은 캐릭터에 맞추느라 지쳐갔지만 혼자 결정할 수 없는 일이라 묵묵히 따를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타인의 시선만 의식하며 무대에 서온 그녀가 자신에게로 눈길을 돌리기 시작한 때는 정작 시크릿 해체 후 찾아온 2년여 간의 공백기였다.



화려한 무대에서 내려와 발견한 행복들


처음 갖게 된 휴식기 동안, 그녀에게 전부였던 일이 빠져나간 자리는 다행히 새로운 기쁨들로 채워졌다. 고양이를 키우면서 얻은 위로, 가족과의 여행, 느긋하게 즐기는 독서 등 여태껏 누리지 못했던 여유 속에서 비로소 얼굴을 덮고 있던 긴장감을 걷어낼 수 있었다. 꼭 누군가의 기대에 부응해야 행복해지는 것이 아니라는 깨달음이 소소한 행복들을 발견하는 눈을 갖게 해주었다. 국내외 여러 뮤지션들의 공연 영상을 감상하는 것도 새로운 즐거움 중 하나였다.


“쉬면서 앞으로 가수생활을 계속 해야 할까란 고민이 많았어요. 시크릿으로 활동하면서 파워풀하게 지르는 노래가 제 음색과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아 점점 음악에 대한 애정이 식었었거든요. 그런데 노래하는 내내 미소를 띠고 있는 뮤지션들을 보니까 다시 음악 하고 싶은 맘이 생겼죠.”


시크릿이 아닌 전효성으로 맞이한 30대의 삶은 여전히 바쁘게 돌아간다. 그러나 이제 스스로 채워가는 그녀의 하루는 즐거운 일들로 빼곡하다. 새로 좋아하게 된 R&B 장르의 곡을 직접 작사 작곡하는가 하면 얼마 전에는 오랜만에 가진 팬미팅을 기획, 진행해 팬들의 사랑에 보답하는 마음을 정성껏 전했다. 철두철미한 성격 탓에 수목드라마 <메모리스트> 촬영 역시 단 한 씬도 대충 준비하는 법 없이 열성을 다한다. 방송기자 강지은 역을 제대로 해내기 위해 여러 방송기자들을 찾아가 발성과 발음을 꼼꼼히 배워와 백 번 넘게 대사를 녹음하며 연습하다 보면 하루는 눈 코 뜰 새 없이 지나가버린다.

 

 

방송활동으로 바쁜 와중에도 그녀가 요즘 빼놓지 않고 꼭 챙기는 일은 유튜브 촬영이다. 여행이나 방송 준비과정 같은 일상도 공유하지만 피부 관리법, 다이어트법 등의 뷰티 관련 콘텐츠에 특히 공을 들인다. 유행의 선두주자인 아이돌 출신 셀럽답게 실용적이고 다양한 뷰티 노하우들을 전하는 그녀의 단골 멘트가 하나 있다. “자기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몸과 마음을 가지셨으면 좋겠습니다.” 다른 사람이 아닌 본인이 만족하는 모습에 다가서야 한다는, 홀로서기 후 깨달은 중요한 행복 요소를 전하는 그녀의 영상 속 표정은 언제 봐도 봄꽃처럼 화사하다.


“이젠 저를 위해 욕심을 부려요. 남이 원하는 모습에 맞추는 게 아니라 저의 즐거움이 일의 기준이 됐어요. 나이가 들수록 자신의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말이 있잖아요. 저를 행복하게 만드는 건강한 욕심들을 충족시키면서 제 자신을 오래오래 빛내고 싶어요.”


화려한 무대에서 내려와 스스로 행복을 찾아 나서기 시작한 만능엔터테이너 전효성. 뾰족한 킬 힐 대신 편안한 단화를, 타이트한 원피스 대신 자연스럽게 맞는 수트를 입고 환하게 웃는 그녀의 얼굴이 오늘따라 더욱 예뻐 보인다.



장소협찬 : 스튜디오블루잉(서울시 성동구, 010-4400-8380)


글 한재원 기자 사진 이권호

 

 

 

 
[다음글] ‘어른이 유튜버’의 동심 가득한 세상
[이전글] '다송이 자화상' 작가의 인생 굿타이밍 _일러스트레이터 정재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