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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향상시키는 디자인 2019년 12월호
 
삶을 향상시키는 디자인

“디자인은 디자이너에게만 맡기기에는 너무나 중요하다"


산업 사회를 거치며 디자인이 마구잡이로 남용되기 시작하면서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얼마나 많은 사람을 배려하는지, 지구를 얼마나 덜 오염시키는지 등이 디자인의 큰 기준이 되었고, 이러한 변화에 힘을 싣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리는 인덱스 디자인 어워드는 ‘디자인은 디자이너에게만 맡길 수 없는 문제’라는 관점에서 2002년 출범한 국제 디자인상이다. 2년에 한 번씩 5개 분야에 상을 수여하며 미학적인 접근보다 인류가 당면한 사회, 경제, 환경 등과 관련한 문제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해 디자인계의 노벨상이라 불린다.


지난 9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2019 인덱스 어워드 수상작이 발표되었다. 그중 ‘Home’ 카테고리 수상작인 AISpaceFactory의 ‘마샤(Marsha)’는 화성에서의 삶을 위해 설계된 3D인쇄 수직 주택이다. NASA도 인정한 이 디자인의 매력은 바이오 폴리머(식물성 전분으로 만든 플라스틱)와 화성 표면의 소금 섬유로 만들어졌다는 점이다. 지역 자재를 수확하기 위해 소형 로봇을 보내고 그렇게 수확한 재료를 바이오 폴리머와 혼합하여 잉크로 만든 후 3D 프린트로 집을 만드는 것이다.


AISpaceFactory의 작업은 ‘한 조각의 땅에 가서 그곳에 있는 재료로 건축하는 것보다 더 지속가능한 것은 없다’는 설명이 딱 들어맞는다. 이외에도 당뇨병 아동을 위한 임시 문신 및 어린이용 인슐린 펜, 이동성이 제한된 사용자를 위한 Xbox 게임 컨트롤러 등이 삶을 향상시키는 디자인으로 선정되었다.


이렇듯이 물건이 정말 내 삶에 필요한지, 재료는 얼마나 윤리적인지, 이로 인해 파괴되는 자연은 없는지 등이 디자인의, 더 나아가 생산과 소비의 가장 강력한 기준이 되는 세상이 되었다. 정말로 디자인은 이제 디자이너에게만 맡기기에는 너무나 중요한 과제가 되었다.


김선미


한양대학교에서 국어국문학을 전공하고 《ttl 매거진》 에디터, 현대기아자동차 재중국 매거진 편집장, 한겨레신문 디자인 칼럼니스트로 활동했습니다. 《친절한 뉴욕》 《친절한 북유럽》을 썼으며 최근작으로 《베이징 도큐멘트》가 있습니다. 현재 기획 및 디자인 회사 ‘포니테일 크리에이티브’를 이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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