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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올해 가장 잘한 일, 못한 일!
엄마와 함께한 첫 해외여행 2019년 12월호
 
엄마와 함께한 첫 해외여행

회사생활로 한창 힘들었던 지난 1년 동안 나를 지탱해준 유일한 희망은 퇴사 하면 꼭 태국여행을 떠나리라는 다짐이었다. 머릿속으로 숱하게 되뇌었던 ‘퇴사한다면’이라는 가정은 지난 초여름에 현실이 되었다.


그토록 꿈꿨던 태국여행을 갈 수 있게 되자 문득 사랑하는 엄마와 함께라면 더욱 뜻 깊은 여행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도 흔쾌히 같이 다녀오자고 승낙해 처음으로 엄마와 단둘이 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엄마와 함께하는 여행이어서 혼자 떠날 때와는 준비과정부터 달랐다. 혼자였다면 저렴한 숙소부터 찾았을 테지만 4성급 이상의 호텔 위주로 예약했고, 길거리 음식으로 끼니를 때우겠다는 계획은 접어두고 근사한 맛집들을 검색해 두었다. 계획보다 훨씬 많은 비용이 지출될 것 같았지만 엄마와 둘만의 소중한 시간이었기에 이번만은 여행경비를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다행히 엄마는 내가 준비한 여행 일정을 무척 맘에 들어 하셨다. “지선아, 우리 이거 하나 더 먹자” 하며 오믈렛을 맛있게 드시는 모습도, “이렇게 아름다운 분수는 생전 처음 본다!” 하며 화려한 분수대 앞에서 아이처럼 좋아하는 모습도 어쩐지 낯설었다. 늘 맛있는 음식은 가족에게 먼저 주고, 기쁠 때나 슬플 때나 침착한 태도로 일관한 엄마였다. 신세계라도 만난 듯 기뻐하는 엄마를 보며 ‘가까운 동남아 여행에도 이토록 즐거워하시다니…. 그동안 즐거움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사셨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마음 한구석이 찡해졌다.


태국여행 이후 나는 더 많은 나라를 엄마와 함께 거닐고 싶어졌다. 새로운 나라에 당도할 때마다 만면에 웃음꽃이 피는 엄마의 얼굴을 본다면 얼마나 행복 할까? 내년 끝자락에도 올해 가장 잘한 일로 엄마와의 여행을 꼽을 수 있게 된다면 더없이 좋을 것 같다.


채지선


태국여행을 다녀온 후로 이직에 성공한 20대 직장인입니다. 평소에 태국, 베트남 등 동남아 여행을 즐기며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있습니다. 엄마와 함께 유럽으로 떠나는 날을 학수고대하며 열심히 여행경비를 모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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