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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만나는 집, 게스트하우스
남원 뜰아래 차와 게스트하우스 2016년 4월호
 
남원 뜰아래 차와 게스트하우스

l 사람을 만나는 집, 게스트 하우스 l

고즈넉한 뜰을 즐길 수 있는 한옥

남원 뜰아래 차와 게스트 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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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택을 리모델링한 ‘뜰아래 차와 게스트하우스’

 

늦은 오후 남원역에서 버스를 타고 찾아간 ‘뜰아래 차와 게스트하우스(이하 뜰아래)’는 2012년 12월부터 운영을 시작한 한옥 건축물이다. 통나무로 장식한 입구를 지나 대문을 들어서니 족히 3백 평은 될 듯한 넓은 정원과 통유리로 멋을 낸 개량한옥이 자태를 뽐낸다. 뜰아래는 인공조명을 받는 저녁 시간에 봐야 한옥의 단아하고 고풍스런 멋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소박한 멋에 취해 눈을 두리번거리고 있노라니 주인 노시무(37) 씨가 “4년 전 일반가옥을 매입해서 리모델링했는데 한옥의 멋과 정취가 살아 있는 남원시내 유일한 게스트하우스”라고 자랑을 보탠다.


남원시 구도심 주택가에 자리한 뜰아래는 리모델링 과정에서 대들보에 1925년 3월 1일 상량식을 했다는 글귀가 발견된 유서 깊은 건물이다. 게스트하우스로 유명하지만 차 한잔의 여유를 즐기기 위해 찾는 손님도 많다. 쌍화차, 오미자차, 매실차 같은 전통차뿐 아니라 커피 맛이 좋기로 유명하다. 숙박객을 들이고 대접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라 그 사이 세 번에 걸쳐 부분공사를 해가며 한옥의 단점을 보완했다. 겨울이 되면 바닥만 따뜻하고 위는 찬기가 도는 구옥의 불편을 없애기 위해 벽을 이중으로 쌓고 문도 이중으로 달았다. 그것도 모자라 안쪽에 다시 커튼을 치고 방안에 라디에이터까지 설치해 추위 따위를 걱정할 일은 없다.


뜰아래는 안채와 사랑채에 총 20여 명이 머물 수 있다. 사랑채에는 이야기방(3인실), 따스한방(4인실), 밝은방(4인실)이 있고 각 방마다 욕실과 화장실이 구비되어 있다. 큰방(5인실)과 작은방(3인실)이 있는 안채는 거실 화장실과 욕실을 공동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가족단위나 단체손님들이 좋아한다. 그러다 보니 안채는 첫 손님이 남자인지 여자인지에 따라 다른 손님들의 성(性)이 결정된다.

 


l 손님이 편히 쉬어 갈 수 있도록 세 번의 부분공사를 거쳐 현재 모습을 갖췄다.

 

대구에서 왔다는 두 명의 여대생은 주인장을 만나자마자 시내버스 얘기로 웃음꽃을 피운다. 승객들이 앞문과 중간문 구분 없이 타고, 버스카드도 탈 때가 아니라 내릴 때 찍더라는 것이다. “그게 바로 남원스타일”이라며 활짝 웃는 주인장의 너스레에 여행의 피로가 씻겨 내리는 것만 같다. 주인장은 남원에 대해 모르는 게 없다. 남원의 명물인 순대골목도 주인장이 꼭 한번 가보라고 등을 떠미는 곳. 광한루 서쪽에 있는 공설시장 순대는 새끼보(암퇘지의 생식기 부분)를 사용해 꼬들꼬들한 맛이 일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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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관광 일번지인 광한루는 ‘뜰아래’에서 걸어서 약 5분 거리에 있다.

 

밤이 이슥해 배정받은 ‘이야기방’으로 들어서자 이미 짐을 풀어놓고 있던 덩치 큰 청년이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목포에서 왔다는 김해동(22) 씨는 다음 달 군 입대를 앞두고 민간인 신분으로는 마지막 여행을 다니는 중이라고 했다. 잠시 바람을 쐬러 나간다던 그가 캔 맥주 두 개를 들고 왔다. 맥주를 나눠 마시며 짧고도 긴 그의 얘기에 밤이 깊어가는 걸 잊는다. 우리 옆방엔 아까 보았던 대구 여대생들이 묵었다. 다음 날 아침 담양으로 출발한다는 이지현(22), 김서나(22) 씨는 중고등학교 때부터 단짝 친구다. ‘맛집 순례’와 예쁜 사진을 찍기 위해 여행 중이었다. “비위가 약해 추어탕 맛을 못 보고 가는 게 아쉬워요.” 한옥 툇마루에 앉아 낯모르는 길손들과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우는 남원의 봄밤이 정겹기만 하다.

 

 

l 전북 남원시 비석길 7 | 063-626-8338 /http://cafe.naver.com/ddlarae | 수건, 비누, 치약, 드라이기 제공 | 도미토리 1만 7천 원~2만 원

 

 

글·사진 최순호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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