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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학개론
정·방(靜·房) 2016년 4월호
 
정·방(靜·房)

건축학개론

정·방(靜·房)


 



법정 스님이 머무셨던 일월암 근처에 지어진 암자 ‘정·방’.

    띠처럼 두른 창으로 빛이 넉넉하게 들어오고 방문을 열면 정원과 먼 산을 들여놓을 수 있다.


 

‘정·방(靜·房)’은 법정 스님이 머물던 수행처에 딸린 자그마한 현대식 암자이다.

노스님은 전기도 없고 수도, 부엌마저도 없는 흙과 나무로만 지어진 소박한 일월암(日月庵)에 사셨다. 몸이 불편하신 스님을 시봉(侍奉)하는 이와 가끔 찾아오는 손님이 머물 수 있는 공간을 하나 더 만들기를 원하셨다. 스님은 번거롭게 하지 말고 컨테이너나 하나 갖다 놓으라고 하셨다.


어디에다 어떻게 건물을 지을지, 장소와 규모에 대해 처음엔 의견이 분분했다. 조금씩 범위가 좁혀지고 가급적 스님이 거처하시는 곳과 가까운 장소에 최소의 규모로, 스님의 오두막과는 다르게, 현 생활에 맞는 필요한 기능을 갖춘 건물을 짓기로 했다. 스님은 두 가지만 부탁하셨다. 방 크기를 한 자씩만 늘려 달라는 것과 소나무 뿌리는 절대 건들지 말라는 것이었다.


어떻게 하면 노스님의 격에 어긋나지 않게 지을까? 새롭지만 낯설지 않은, 드러나지 않고 스며드는, 비어 있으나 결여 되지 않은, 부족하지도 넘치지도 않은….




현대식으로 지어진 작은 암자 ‘정·방’에는 밤이 되면 창으로 불빛이 새어나와 숲속을 은은하게 밝혀준다.

 

‘정·방’의 중심은 방(房)이다. 2.7mx2.7m의 방을 중심에 두고 주변 환경과 기능을 고려해 필요한 것들을 붙여가는 방식으로 설계를 시작했다. 방은 정(靜)을 기반으로, 필요에 따라 쓰임(用)이 변하는 그저 빈 공간이다. 건물은 네 개의 주춧돌 위에 들어 올려 져 있고 방 상부는 방의 일부이면서 띠와 같은 창을 통해 외부의 풍경과 빛이 스며들도록 했다.


재료도 세심하게 다듬어졌다. 돌, 쇠, 나무와 같은 결이 있는 재료를 선택했다. 외부 재료로 쓰인 나무는 단순하게 정리 된 사각 박스의 투박한 부분을 채워, 세월이 스며들도록 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나무가 탈색되고 회색으로 뒤덮이면 이 작은 건물은 소나무 숲 속으로 더 깊숙이 묻혀질 것이다.




 ‘정·방’을 수호신처럼 지키고 서 있는 소나무. 법정 스님이 이 소나무 뿌리만은 절대 건드리지 말라고 당부하셨다.

 
 

일월암 객실인 ‘정·방’이 지어졌지만 주인인 스님은 한 번도 들지 않으셨다. 이것마저도 사치로 생각하셨던 같다. 이후 객실에 대한 스님의 평은 물론, 스님 주변분들의 평도 듣질 못했다. 스님의 건강은 계속 안 좋아지셨고 꿈에서만 몇 번 뵈었을 뿐이다.


그리고 2010년 3월11일 스님은 입적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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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건축은 무엇인가?


그 질문에 대한 정답은 쉽지 않다. 하지만 최소한 규모가 커야 한다거나 비싼 재료를 써야만 하는 것은 분명히 아닐 것이다. 법정 스님이 거쳐했던 강원도 평창에 있는 오두막의 모델은 사실 우리나라에 있는 전통 사찰이 아니다.


미국 매사추세츠 주(州) 월든(Walden)이라는 호숫가에 있는 작은 집이 모델이다. 하버드대학을 졸업하고 스물여덟의 나이에 숲으로 들어가 ‘최소한의 물질로 최대의 삶’을 살고자 했던 사상가이며 작가였던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1817~1862)가 직접 지은 건물이다. 법정 스님은 살아 생전 소로우의 삶을 동경했고, 직접 그의 오두막집을 찾아 가기도 했다. 스님의 무소유도 소로우의 영향을 받았으리라 짐작할 수 있다.






 


‘정,방’을 설계한 건축가 김희준 (건축사무실 ANM대표)



 

 
조동남 좋은 건축은 거짓없이 법의 테두리안에서 건축주가 원하는 집을 설계하여 지어주는 것은 아닐까요? 불법으로 집을 건축하게 하고 괜찮다고하고 나중에 일터지면 나몰라라 하는 건축은 나쁜건축이지요...그것을 조장한 건축가는 건축가인가요? 누가말한 집장사인가요? 묻고싶네요 [2016-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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