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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우체통
지금 우리 모습 보고 계신가요? 2014년 3월호
 
지금 우리 모습 보고 계신가요?



행복우체통

지금 우리 모습 보고 계신가요?

무덥던 여름날 시아버님 목욕을 도와드리러 집에 갔다가 급성뇌경색이 찾아온 아버님을 발견했다. 시아버님은 요양병원에 모신 지 꼭 100일 만에 3년 전 하늘나라로 떠난 어머님 곁으로 가셨다.
중풍으로 쓰러진 시어머니를 10년간 보살핀 큰며느리가 안돼 보였는지 아버님께서는 항상 “큰애야, 나는 니 고생 안 시킬란다. 니가 엄마 때문에 너무 고생하니 나는 조용히 갈란다” 하셨다. 위로 시누이가 두 명이나 있었지만 아버님은 끔찍이도 나를 아끼셨다. 메주 쑤면 장작불을 피워주셨고, 김장하면 그 전날 밤에 마늘, 생강, 쪽파 껍질을 다 벗겨주셨다. 그러면서도 “형제가 많아 항시 니 짐이 무겁다” 하시며 더 도울 건 없나 찾으시던 아버님….
“김장할 때, 메주 쑬 때 문득문득 아버님이 그리워지네요. 아버님께서 늘 바라시던 대로 우리 가족 우애 있게, 열심히, 재미나게 잘 살게요. 지켜봐주세요.”


서숙희(전남 여수시 신기동)



어리숙한 초년생들, 돌봐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제대하고 객지에서 처음 회사 다닐 때 일입니다. 허름한 단칸방을 얻어 친구와 자취했는데 밤이면 곯아떨어져 연탄불을 꺼뜨리는 일이 다반사였지요. 낮에 연탄을 대신 갈아주시는 주인집 할머니가 고마워서 우린 할머니가 좋아하시는 홍시 등을 사다드렸습니다. 종종 할머니 창고에 연탄을 가져다드리기도 했는데, 할머니는 늘 연탄을 돌려주셨지요. 어느 날 아침, 친구가 일어나지 않아 흔들어 깨웠더니 신음과 함께 어눌한 말을 뱉었습니다. 연탄가스에 중독되었다는 걸 직감하고서 허겁지겁 할머니를 불렀습니다. 할머니는 동치미 국물 한 바가지를 퍼 오셔서 친구에게 먹였고, 전 친구 몸을 계속 주물렀습니다. 다행히 친구는 정신이 돌아왔습니다. 그때 지혜로운 할머니가 안 계셨다면… 생각도 하기 싫습니다.
우린 다른 동네로 이사하고도 가끔 할머니를 찾아갔습니다. 그러다 오랜만에 갔더니 아파트가 들어서 있더군요. 할머니도 찾을 수 없었습니다. 연탄불에 보글보글 끓인 된장찌개를 뚝배기 가득 퍼주시던 할머니가 많이도 그립습니다.

강석두(서울 강북구 수유동)



너는 나의 영원한 친구야, 노래야, 기쁨이야

오래전부터 색소폰이 무척이나 배우고 싶었다. 간혹 TV에 색소폰 연주만 나와도 온몸에 전율이 느껴졌다. 그리고 드디어 지난 7월,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났는지 악기 구입부터 학원 등록까지 일사천리로 끝냈다. 처음 색소폰을 품에 안았을 때의 그 감동이란! 초등학교 4학년 때 처음 자전거를 타고서 느낀 기쁨, 중학교 입학식 날 신게 될 새 운동화를 매만지며 느낀 설렘이 이보다 더했으랴.
퇴근하고 학원에 가서 색소폰을 배우고도 집에 돌아와서 밤늦게까지 연습 또 연습. 입술에 세 번씩이나 물집이 생기고 왼쪽 엄지손가락에 건초염이 생겨도 약 먹고 테이핑하고서, 마치 그간 가슴에 쌓아온 한이라도 풀 듯 불고 또 불었다. 그 시간만큼은 온갖 잡념과 스트레스가 한방에 날아가는 것 같아 행복했다. 그 덕분인지 회사에서 너무 힘들었던 가을도 잘 극복했고, 그 좋아하던 술도 서서히 끊었다.
색소폰아! 너는 아내에 이어 두 번째로 영원한 동반자이자 벗이 되었구나. 고맙다, 친구야!

고정환(경기 이천시 증포동)



둥둥이와 둥둥 엄마에게 띄우는 공약

설 명절을 하루 앞두고 제 친구가 아기를 낳았습니다. 대학 시절 제 사랑을 독차지했던 친구의 첫 아기입니다. 둥둥이는 30분 만에 쑥 나와서는 오동통한 얼굴로 명절 첫날부터 엄마 친구들에게 탄생 소식을 전해 왔지요. 친구는 외동딸입니다. 아직 주변에 출산한 친구는 물론 결혼한 친구라고는 거의 없어서 외롭고 두려울까 봐 걱정입니다. 그래서 친구가 구독하는 샘터에 편지를 띄워봅니다. 산후조리하느라 이 글을 언제 볼지 모르겠지만 친구와 둥둥이에게 약속해주고 싶은 게 있습니다.
둥둥아, 네 성장을 초롱초롱한 눈으로 지켜보며 응원하는 좋은 이모가 돼줄게. 커서 엄마 고생시키면 안 된다? 그리고 친구야! 유부녀이자 엄마가 된 네 내공에는 못 미치겠지만, 네가 무리하거나 주어진 역할에 짓눌리지 않도록 항상 곁을 지키고 있을게. 우선 건강하게 회복부터 하렴! 두 손 무겁게 선물 들고 찾아갈 테니.


박힘찬(경기 안산시 단원구 고잔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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