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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ㅣ매를 맞았다
언니, 왜 때려 2014년 2월호
 
언니, 왜 때려




특집 매를 맞았다

 




엉덩이에 불이 붙었습니다.
종아리에서는 불꽃이 튑니다.
매운 고추를 먹은 것처럼
눈물 콧물 줄줄 흘리며
두드려 맞던 날.
그런데 지금은 왠지 웃음이 나네요.




언니, 왜 때려


우리 엄마는 동네에서 소문난 호랑이 엄마였다. 그런 엄마 아래에서 나를 보듬어주고 보살펴준 건 다정한 언니였다. 언니는 두 살, 세 살 차 동생들을 어화둥둥 업고 다니느라 다리가 휘는 바람에 고생도 꽤나 했다.

대학교 3학년 때, 연애를 시작했다. 그는 내가 아르바이트하던 가게 직원이었고 다섯 살 위였다. 나는 왠지 부끄러워 남자친구가 생겼다는 사실을 가족에게 숨겼다. 하지만 꼬리가 길면 밟힌다고, 추석에 걸리고야 말았다. 외갓집에서 언니와 자려고 누웠다가 이불을 뒤집어쓴 채로 남자친구와 문자를 주고받았다.

그런데 갑자기 언니가 벌떡 일어나더니 불을 켰다. “너 연애하지?” 언니의 날 선 취조가 시작됐다. 죄인이 된 것 같아 울컥했지만 언니한테 비밀을 만들어서 화가 났나 싶어 다 털어놓았다. 그런데 언니는 더 화를 내면서 남자친구를 욕하기 시작했다. “나이도 많고 직원이면서 어린 학생을 꼬셨다니 최악”이라며 인신공격도 서슴지 않았다.

내가 알던 언니가 아닌 것 같았다. 실망했다고, 언니 맞느냐고 대들었다. 그러자 언니가 “어떻게 나한테 그런 말을 해!” 하고 울부짖으며 달려드는 게 아닌가! 언니는 양손으로 나를 마구 패고 발로 차기까지 했다. 살면서 언니한테 맞아본 건 처음이었다. 나는 반항 한번 못하고 이불 속으로 도망치기만 했다. 꼭 멍석말이를 당하는 기분이었다.

그 후 한 달간 언니는 나를 투명인간 취급했다. 컴퓨터만 하는 언니의 뒷모습에 괜히 서럽고 분했다. 그런데 입에서는 다른 말이 나갔다. “언…니… 내가, 끄윽, 잘못, 끄윽….” 펑펑 우는 나를 언니가 벌개진 눈으로 돌아봤다. 여전히 눈빛은 매서웠다. 하지만 언니는 다가와 나를 안아주었다. “다시는 그러지 마.” 뭘 그러지 말라는지 알지도 못하면서 난 울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우린 화해했다. 그리고 언니는 우리 커플 최대의 지원군이 돼주었다. 고마워 언니, 사랑해!



박성현_ 얼마 전 남자친구와 2천 일을 맞았습니다. 언니가 축하의 뜻으로 남자친구에겐 2천 원, 자신에겐 4천 원을 입금했다면서 역시 언니가 제일이란 자랑을 전해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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