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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벽돌, 담쟁이덩굴
새해 어른의 마음 2014년 2월호
 
새해 어른의 마음




붉은 벽돌, 담쟁이덩굴

새해 어른의 마음


 

어렸을 땐 왜 그렇게도 복작복작 사람들이 많은 게 좋았는지 모르겠습니다. 성탄 전날 명동 거리와 한 해의 마지막 날 제야의 종이 울리는 종각은 저 같은 개구쟁이들의 주 활동 무대였지요. 와글와글 시끄러운 소음은 달콤한 자장가보다 좋았고, 이리저리 아무렇지도 않게 부딪히는 생판 모르는 사람들과의 접촉은 짜릿하기까지 했습니다.

약간 공중에 뜬 느낌이랄까. 호흡은 급속히 가빠지고, 울렁거리는 새가슴은 어서어서 커서 저기 활짝 웃고 있는 어른의 세상으로 빨리 들어가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전진만 있고 후퇴는 없는 게 세월이겠지요. 새해엔 어떤 마음으로, 어떤 각오로 살아야 할까. 이런 생각이 든다면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어른의 세상으로 들어온 것입니다. 어린아이의 세상은 모든 게 ‘이 순간’에 있을 테니까요.

어차피 매일매일 지지고 볶는 어른의 세상에 들어온 이상, 우린 어른의 삶을 살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어른의 삶, 특히 새해를 맞이하는 어른의 마음은 어떠해야 할까. 이런 생각의 해답을 우연히 <뉴욕의 연인들>이란 영화에서 찾았습니다. 인생의 큰 좌절을 겪었던 주인공은 12월 31일 23시 50분, 이런 연설을 합니다.

“신년을 축하하고 샴페인을 터뜨리기 전에 잠시 멈춰 한 해를 돌이켜봅시다. 우리의 성공과 실수를 되돌아보고 우리가 했던 약속과 지키지 못했던 약속, 과감하게 모험에 도전했던 순간들, 다칠까 봐 두려워서 움츠리기만 했던 순간들을 돌아봅시다.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지요. 용서할 기회! 더 잘하고, 더 노력하고, 더 주고, 더 사랑할 기회를! 미래에 대한 걱정은 이제 그만하고 미래를 받아들일 준비를 해야 합니다. 오늘 자정을 알리는 카운트다운이 시작되면 서로에게 더 잘해주도록 합시다. 더욱 친절해집시다. 오늘 밤만이 아니라 항상 그렇게 사람을 대합시다.”               
                        

발행인  김성구 (song@isamto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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