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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호 ‘가족’, 35년 만에 연재 마감
관리자 2010-01-12

최인호 연작소설 가족 402+소망 회

가족은 인생의 꽃밭입니다


최인호 작가는 1975년 갓 서른의 청년일 때 ‘가족’ 연재를 시작했습니다. 어느덧 36년이 흘러, 매달 20장씩의 원고는 8,000장에 이르는 장편소설이 되었습니다. 그사이 청년이었던 작가의 머리엔 세월의 더께만큼 흰머리가 늘었고, 당시 네 살, 두 살이던 다혜와 도단이는 결혼을 해 엄마, 아빠가 되었습니다. 35년 6개월에 걸친 402회 연재 동안 샘터 가족들과 희로애락을 함께했던 ‘가족’은 작가의 사정으로 아쉽게도 연재를 중단합니다. 작가의 말처럼 “하나의 별이 어둠 속으로 사라지면 또 하나의 새로운 별이 되어 나타나듯이 이렇게 정다운 너 하나와 나 하나는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는 정다운 나비와 꽃송이”임을 믿습니다. 오랜 시간 연재를 해주신 최인호 작가와 그 시간을 함께해 주신 독자 여러분께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나는 주춤주춤 그리로 갔습니다. 조그만 아이가, 도저히 사람이라고는 상상할 수 없는 조그만 고깃덩어리가 간호사의 손에 안겨 있었습니다. 핏자국까지 여린 얼굴에 묻어 있었습니다. “아빠 닮았지?”

  나는 가만히 아기를 보았습니다. 갈 길이 바쁜 간호사를 붙들고 보았는데 문득 나는 29년 전의 나를 그곳에서 보았습니다. 내가 거기에 안겨 있었습니다.

  (…) 이제 아기는 크겠지. 그래서 재롱을 피울 것이다. 봐라, 나는 키운다. 한번 멋지게 키울 것이다. 화초에 물 주듯 나는 아기를 키울 것이다. 아기가 장난감이 필요할 때면 때맞추어 사다 줄 것이다. 난 절대로 절대로 이 아기가 궁색하게는 키우지 않을 것이다. 썅, 맹세한다 맹세해. 나도 남들처럼 피아노를 배우게 할 것이다. 남들처럼 어린이 합창단에도 집어넣어 노래를 부르게 할 것이다. 두고 봐라, 썅 맹세한다. 1회 ‘아기’ 중에서


  오히려 새로운 눈이 떠지고 있는 중이란다. 이 세상의 모든 딸들이 볼 수 없는, 오직 이 세상의 엄마만이 볼 수 있는 새 생명의 눈이 떠지고 있는 중이란다. 네 엄마도 한때는 딸이었고, 그 딸은 너를 낳아 엄마가 되었다. 그 엄마가 이제는 할머니가 되었단다. 이제 네 딸도 엄마가 되어 또 다른 딸을 낳게 될 것이다. 네 엄마의 엄마가 그러하였듯이. 그 엄마의, 엄마의, 엄마가 그러하였듯이. 그것이 바로 우리들이 살아가는 인생이란 것이란다. 310회 ‘엄마가 된 딸에게’ 중에서


  젠장, 결혼생활은 비오고 바람 불고 눈 오고 태풍 불고 빈대 물고 거기에 지네까지 물어대는 것이로군. 젠장, 이 세상 싸워야 할 대상은 왜 이리 많은가. 사람과 싸워야 하고 편견과 싸워야 하고 독충(毒蟲)과 싸워야 한다니. 나는 마치 내가 정글 속에 고립된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오냐, 오너라. 올 테면 와라. 물 테면 물어라. 그러나 잠든 새 물지 말고 깨어 있을 때 물어라. 물어도 나는 거꾸러지지 않으리라. 15회 ‘벌레와의 싸움’ 중에서


  이따금 아이들이 얼마만큼 컸는가 알아보려면 문지방에 새겨놓은 키를 잰 눈금을 바라보거나 낡은 사진들을 모아둔 앨범을 펼쳐보면 되겠지만, 세월이 얼마나 흘렀으며 우리들 가족이 얼마만큼 서로 싸우며 때로는 울고, 웃고, 깔깔거리면서 흥겨운 것인가를 가늠해 보고 싶을 때면 나는 <샘터>에 실린 지난호들의 ‘가족’을 읽어보는 것이다. 100회 ‘딸의 기도’ 중에서


  가족이야말로 가장 인내가 요구되는 대상이며, 가족이야말로 가장 큰 희생과 무조건의 용서가 요구되는 상대다. 가족은 서로를 사랑하고 있다는 착각 속에서 상대방의 눈을 쳐다보려고 하지 않으며, 상대방의 실체를 인정하려 하지 않는다. 가족들이 나누는 사랑은 납세의 의무처럼 형식적인 것이 되고 만다. 가족을 사랑하는 것이야말로 사랑의 가장 근원적인 것이므로 이 방법을 모르는 가족들은 만나면 부둥켜안고 울거나 아니면 손잡고 노래를 부르거나 술을 마시고 춤을 춰버린다.

  우리가 가정을 통해 진심으로 배워야 할 것은 사랑하는 사람을 올바로 사랑하는 방법인 것이다. 362회 ‘꽃 피고 새 우는 나의 집’ 중에서


  밖에서 존경을 받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자기 아이들로부터 존경을 받는 사람은 드물다. 밖에서 인정을 받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자기의 아내로부터 인정을 받는 남편은 드물다.

  서로 모르는 타인끼리 만나서 아이를 낳고, 그 아이들과 더불어 온전한 인격 속에서 한 점의 거짓도 없이 서로서로의 약속을 신성(神聖)으로 받아들이고, 손과 발이 닳을 때까지 노동으로 밥을 얻어먹으면서 서로를 사랑하고 아끼면서 살다가, 마치 하나의 낡은 의복이 불에 태워 사라지듯이 감사하는 생활 속에서 생을 마감할 수 있는 가족이라면, 그들은 이미 가족이 아니라 하나의 성인(聖人)인 것이다. 220회 ‘엄격한 아버지’ 중에서


  내 인생에서 만난 가족들과 그대들은 인생의 꽃밭에서 만난 소중한 꽃들과 나비인 것이니 숨은 꽃보다 아름다운 그대들이여, 피어나라.

  ‘인생은 아름답다고 죽도록 말해주고 싶어요, 하고 말하며 꽃이 죽는다’라고 노래하였던 플로베르의 시처럼 꽃보다 아름다운 그대들이여, 꽃보다 아름다운 인생을 노래하라. 그리고 마음껏 춤춰라. 

400회 ‘꽃보다 아름다운 그대들이여 피어나라, 노래하라, 마음껏 춤춰라’ 중에서




‘가족’이 있어 따뜻하고 행복했습니다


400회 ‘가족’ 중 ‘숨은 꽃보다 아름다운 그대들이여 피어나라’ ‘꽃보다 아름다운 인생을 노래하라’는 말씀을 고된 노동일에 지쳐 입에서 단내가 날 때 마법의 주문마냥 불러내어 말합니다. 지난날 번듯한 직장에 다니고 사장님이란 과분한 대접을 받던 때에 읽던 느낌과는 다릅니다. 절박한 마음으로 가난한 자리에서 ‘가족’을 읽으면서 샘터 속 ‘가족’이 바로 나의 가족이라는 고백을 하게 되었습니다. (0740)


샘터 하면 먼저 떠오르는 것이 최인호 작가님의 ‘가족’입니다. 가족을 접하면서 잃어버린 옛 추억을 되찾기도 하고 작가님의 가족이 알콩달콩 살아가는 모습에 행복을 느끼면서 저도 성공한 인생의 기준을 가족의 행복에 맞추며 살려고 노력합니다. (김순자)


초등학교 시절 우연히 읽게 된 선생님 글 속의 ‘가족’은 내게 부럽기만 한 이상적인 가족이었습니다. 이제는 불혹의 나이가 되어 부부싸움 할 때마다 가끔 선생님의 말을 인용해서 싸운답니다. (김숙경)


밥 한 그릇 맛있게 먹으면 마음에 행복이 차오릅니다. 최인호 작가님의 ‘가족’ 또한 저에게 그런 느낌을 가져다주는 소설입니다. 날마다 아등바등 몸이 지치고 나도 모르는 사이에 스트레스가 쌓여 축 늘어질 때 나를 마음껏 풀어주는 시간이 바로 ‘가족’을 읽는 순간이었습니다. (문은주)


‘가족’을 읽으며 우리 삶의 질박한 존엄성, 우리가 사랑해야 하는 가장 최초의 출발점이 가족임을 깨닫습니다. 방황하던 푸른 청춘 시절에 ‘가족’을 읽으며, 방황과 일탈의 방지턱만은 넘어선 안 된다는 다짐을 했고, 결혼을 앞두고 양가의 반대로 많은 눈물 흘렸던 때엔 ‘가족’을 읽으며 위안을 얻었습니다. ‘가족’은 배우자 선택의 소중한 조언자가 되었습니다. 작가님 댁 현관에 놓인 신발의 수가 늘어났듯 ‘가족’을 읽으며 저 역시 현관에 놓인 신발의 수가 늘었네요.

선생님의 외손녀 정원을 통해 태어날 제 아이에 대한 벅찬 꿈을 꿉니다. ‘가정을 통해 진심으로 배워야 할 것은 사랑하는 사람을 올바로 사랑하는 방법이다’라는 선생님의 말씀대로, 가깝고 편해서 소홀할 수 있는, 더 상처받을 수 있는 가족에 대해 올바로 사랑하는 방법을 배우고 작은 몸짓, 작은 표현이라도 사랑하고 배려한다는 것을 보여주려 노력하겠습니다. (2117)



천 마리 종이학에 마음을 담아주세요

35년 6개월, 402회의 연재 동안 소중한 ‘가족’ 이야기를 들려주신 최인호 작가에게 전하고 싶은 말, 감사 메시지를 쓴 뒤, 그 종이로 학을 접어 보내주세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나 샘터 홈페이지를 통해 작가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남겨주셔도 됩니다. 샘터 가족들의 감사의 마음과 기원을 담은 종이학으로 감사패를 만들어 작가에게 전달할 예정입니다.


참여 기간 : 2010년 2월 5일까지

참여 방법 :

- 직접 종이학을 접어 우편 발송(서울시 종로구 동숭동 1-115 샘터 ‘가족’ 담당자 앞)

샘터 홈페이지 '최인호 작가페이지'

- 문자메시지 전송 #970010400(정보이용료 50원 부과 / 1,000자까지 가능) ==> 참여 안내 상세 내용 보러가기